하지원 첫 동성 키스신 충격, 클라이맥스를 보고 나서 달라 보인 배우의 얼굴

얼마 전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를 보다가 잠깐 리모컨을 내려놨습니다. 하지원이라는 배우에게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추상아라는 인물은 그 익숙함을 꽤 거칠게 밀어내더군요. 특히 하지원 첫 동성 키스신 충격이라는 말이 왜 검색어처럼 번졌는지는 4회 이후의 반응만 봐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이 장면을 단순히 자극적인 화제성으로만 보면 조금 아깝습니다. 클라이맥스는 권력, 이미지, 욕망, 생존 본능이 뒤섞인 드라마이고, 추상아는 그 안에서 가장 화려하게 망가지면서도 끝까지 자기 표정을 잃지 않는 인물입니다. 키스신은 그 캐릭터의 파격을 알리는 장면이면서, 동시에 추상아가 어떤 감정의 빚을 안고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하지원이 연기한 추상아, 왜 낯설게 느껴졌나
하지원은 오랫동안 대중에게 강한 생존력의 배우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모, 황진이, 시크릿 가든, 기황후 같은 작품에서 그는 몸을 쓰는 에너지와 감정의 직진성을 동시에 보여줬죠. 그래서 클라이맥스의 추상아는 더 낯섭니다. 여기서 그는 정의롭거나 씩씩한 쪽으로 힘을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너진 자존심, 계산된 미소, 관계를 이용하는 감각을 전면에 둡니다.
극 중 추상아는 한때 톱 배우였지만 스캔들과 추락을 겪은 인물입니다. 여기에 검사 방태섭과의 정략적 관계, 과거의 사랑, 복수심이 겹칩니다. 4회에서 드러난 한지수와의 관계는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추상아가 왜 그렇게까지 흔들리고, 왜 위험한 선택을 하는지 설명하는 감정적 출발점입니다.
첫 동성 키스신이 충격으로 소비된 이유
방송 직후 가장 크게 튄 단어는 역시 동성 키스신이었습니다. 하지원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동성애 설정을 소화했다는 점, 그리고 상대가 신인 배우 한지수 역의 한동희였다는 점이 겹치며 장면 자체가 크게 회자됐습니다. 이후 나나가 연기한 황정원과의 관계까지 이어지면서 클라이맥스는 추상아의 욕망과 애정을 꽤 노골적인 방식으로 드러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충격이라는 반응에는 두 층이 있습니다. 하나는 배우 하지원에게 기대하던 이미지와 달랐다는 놀람입니다. 다른 하나는 장면의 수위보다 맥락을 따라가지 못했을 때 생기는 당황스러움입니다. 이 드라마는 인물의 감정을 친절하게 설명하기보다, 이미 벌어진 사건 속으로 관객을 밀어 넣는 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과감한 변신으로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급하게 던진 설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 장면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다
여기서부터는 4회 이후 주요 설정을 언급합니다. 아직 클라이맥스를 볼 생각이 있다면 이 부분은 건너뛰어도 됩니다.
추상아와 한지수의 관계는 우정처럼 시작해 사랑의 감정으로 확장된 과거로 제시됩니다. 중요한 건 이 관계가 예쁜 회상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클라이맥스는 사랑을 구원의 언어로 쓰기보다, 약점과 비밀, 복수의 동력으로 사용합니다. 추상아에게 한지수는 잃어버린 시절의 증인이자,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떠올리게 만드는 거울입니다.
그래서 키스신은 독립된 화제 장면이라기보다 추상아의 파멸 서사를 여는 문에 가깝습니다. 사랑이 있었고,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가 권력 게임 안에서 다시 이용됩니다. 이 흐름을 알고 보면 장면의 자극성보다 하지원의 표정 변화가 더 오래 남습니다. 눈빛이 부드럽게 풀렸다가, 다음 순간 차갑게 닫히는 식의 전환이 꽤 날카롭습니다.
클라이맥스가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이 작품은 호불호가 분명합니다. 정치 스릴러, 연예계 스캔들, 치정극, 복수극이 한꺼번에 섞여 있어서 장르적 밀도가 높습니다. 대신 감정선이 섬세하게 누적되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 권력 암투와 인물의 추락 서사를 좋아한다면 꽤 몰입할 수 있습니다.
- 하지원의 기존 이미지와 다른 얼굴을 보고 싶다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 자극적인 설정이 많아도 배우의 연기력으로 밀고 가는 작품을 즐긴다면 맞습니다.
- 관계 묘사가 천천히 쌓이는 멜로드라마를 기대했다면 결이 다릅니다.
- 청부살인, 스캔들, 정략결혼 같은 소재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원의 변신이 남긴 잔상
이번 장면이 화제가 된 건 단지 동성 키스신이라서가 아닙니다. 하지원이 그 장면을 자신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낯선 균열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공개 인터뷰에서 그는 나나와의 장면을 무리 없이 편하게 찍었다고 말했고, 추상아라는 인물을 하나의 고정된 정체성보다 관계와 환경에 의해 변해가는 존재로 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이 꽤 중요합니다. 배우가 장면의 수위보다 인물의 변화를 먼저 붙잡았다는 뜻이니까요.
클라이맥스가 완벽하게 매끈한 드라마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전개가 센 만큼 감정의 여백이 부족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지원의 추상아는 그 단점을 어느 정도 덮습니다. 특히 하지원 첫 동성 키스신 충격이라는 문장만 보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막상 보고 난 뒤에는 장면보다 배우의 얼굴이 더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래 활동한 배우가 익숙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불편한 표정까지 꺼내 보일 때, 그 자체로 작품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