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렌 원작 드라마 결말까지 보고 나니, 진짜 주인공이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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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 원작 드라마 결말까지 보고 나니, 진짜 주인공이 다르게 보였다

얼마 전 넷플릭스 <세이렌>을 끝까지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드라마가 생각보다 훨씬 차갑다는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부자들의 섬, 수상한 여주인, 언니가 동생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다 보고 나면 누가 누구를 구할 수 있었는지부터 다시 묻게 됩니다.

먼저 스포일러 경고를 해야겠습니다. 이 글은 <세이렌 원작 드라마 결말>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아직 5부작을 보지 않았다면, 적어도 마지막 회 전까지는 읽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세이렌 원작은 소설이 아니라 희곡입니다

<세이렌>을 검색하다 보면 원작 소설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바탕은 책이 아니라 몰리 스미스 메츨러의 희곡 <엘레메노 피>입니다. 90분 안팎의 무대극이 넷플릭스 5부작 드라마로 확장된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구조가 꽤 연극적입니다. 큰 사건이 계속 터진다기보다, 제한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고, 대화가 꼬이고, 각자의 계급과 상처가 드러납니다. 섬이라는 배경도 중요합니다. 바깥으로 도망치기 어려운 공간에서 데번, 시몬, 미카엘라, 피터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점점 날카로워집니다.

드라마가 원작보다 확장한 지점은 인물의 과거와 신화적 이미지입니다. 특히 시몬의 어린 시절, 데번이 떠안은 가족 돌봄, 미카엘라가 가진 우아한 권력의 얼굴이 더 입체적으로 붙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풍자극보다 심리극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드라마 결말에서 시몬은 무엇을 선택했나

마지막 회에서 시몬은 미카엘라에게 해고됩니다. 피터와 키스한 사진이 드러났고, 미카엘라는 시몬을 더 이상 곁에 둘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불륜 폭로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세이렌>은 그 순간을 사랑의 문제로만 처리하지 않습니다.

시몬에게 클리프 하우스는 직장이 아니라 탈출구였습니다. 버팔로의 집, 병든 아버지, 자신을 돌봐주지 못했던 가족사로 돌아가는 일은 그녀에게 거의 처벌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몬은 무너지는 대신, 피터가 쥐고 있는 세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갑니다.

피터는 미카엘라와의 관계를 끝내고, 시몬은 사실상 미카엘라가 있던 자리를 차지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시몬은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바다를 바라봅니다. 표정은 승리처럼도 보이고, 공허처럼도 보입니다. 이 애매함이 이 드라마의 맛입니다. 시몬은 구원받은 걸까요, 아니면 더 큰 감옥에 들어간 걸까요.

미카엘라는 악역이었을까

초반의 미카엘라는 거의 컬트 지도자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말투와 취향을 따라 하고, 새 보호 재단은 이상하게 폐쇄적이며, 시몬은 미카엘라에게 지나치게 의존합니다. 데번이 보기에 이건 당연히 위험 신호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미카엘라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녀가 완전히 선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카엘라는 사람을 통제하고, 우아함을 무기로 쓰며, 자기 세계의 규칙을 남에게 강요합니다. 다만 그녀 역시 피터의 집과 돈, 남성 중심의 계급 질서 안에서 위치를 허락받은 사람에 가깝습니다.

전 부인 조슬린을 미카엘라가 죽였다는 의심도 사실이 아닌 쪽으로 밝혀집니다. 조슬린은 죽은 게 아니라 피터와의 이혼 이후 무너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설정은 꽤 씁쓸합니다. 이 세계에서 여성의 젊음과 아름다움, 아내라는 지위가 얼마나 쉽게 소비되는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진짜 무서운 인물은 피터입니다

<세이렌>의 결말이 불편한 이유는 피터가 너무 쉽게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그는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인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너 있고, 여유 있고, 가끔은 상처받은 남자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입니다.

피터는 미카엘라를 떠나고 시몬을 곁에 둡니다. 주변 사람들은 빠르게 새 질서에 적응합니다. 누가 사라졌는지보다, 다음에 누가 그 자리에 앉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세계입니다. 미카엘라가 했던 말처럼 모두가 피터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감각이 마지막에 선명해집니다.

  • 데번은 동생을 구하러 왔지만 시몬을 데려가지 못합니다.
  • 미카엘라는 권력자처럼 보였지만 결국 교체됩니다.
  • 시몬은 탈출에 성공한 듯 보이나 피터의 세계 안에 남습니다.
  • 피터는 거의 상처 없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이 네 줄만 놓고 보면 <세이렌>은 자매 드라마가 아니라 계급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누가 나쁜 여자냐를 묻는 작품처럼 시작해서, 사실은 누가 판을 소유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이 작품이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

<세이렌>은 빠른 반전과 통쾌한 응징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피터가 크게 벌을 받는 장면도 없고, 시몬이 명확히 후회하거나 각성하는 장면도 없습니다. 대신 인물들이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재벌가 미스터리, 여성 심리극,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면 꽤 잘 맞습니다. 특히 <화이트 로투스>처럼 휴양지의 아름다운 풍경 뒤에 계급의 불쾌함을 깔아두는 작품을 좋아한 사람에게 추천하기 좋습니다. 반대로 사건 해결형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이렌>의 가장 좋은 지점은 누군가를 단순히 괴물로 만들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시몬도, 미카엘라도, 데번도 각자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선택이 모두 괜찮아지는 건 아닙니다. 이 미묘한 간격 때문에 마지막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 시몬의 미소가 행복인지 생존 본능인지 끝까지 단정하지 않는 것, 그게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차가운 매력입니다.

세이렌 원작 드라마 결말까지 보고 나니, 진짜 주인공이 다르게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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