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방태섭의 혼후순결이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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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방태섭의 혼후순결이 다르게 보였다

얼마 전 <클라이맥스> 7회를 다시 보는데, 방태섭이라는 인물이 생각보다 훨씬 이상한 방식으로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검사, 톱배우의 남편, 선거판에 뛰어든 야심가. 겉으로 붙는 수식어는 화려한데, 정작 7회에서 남는 건 그의 승부수보다도 ‘혼후순결’이라는 묘한 농담 같은 말이었어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7회 주요 장면과 방태섭, 추상아 관계에 대한 해석을 포함합니다.

7회는 방태섭의 반격보다 추상아의 생존이 먼저 보인다

7회는 박재상의 죽음 이후 판이 완전히 흔들린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방태섭은 자금줄이 끊기고, 추상아는 작품 복귀가 막히며 커리어의 끝을 실감하죠. 정치와 연예계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이 드라마에서는 둘 다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압박합니다. 돈을 끊고, 평판을 흔들고, 자존심을 무릎 꿇립니다.

특히 추상아가 이양미 앞에서 감내하는 장면은 7회의 실질적인 중심에 가깝습니다. 작품 복귀 하나를 위해 기다리고, 모욕을 견디고, 끝내 스스로를 미끼처럼 내놓는 선택을 하죠.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7회 시청률이 3.1%였다는 숫자보다 더 인상적인 건, 이 회차가 대중적 폭발보다 인물의 굴욕을 길게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는 점입니다.

방태섭은 그런 추상아를 곁에 세워 선거판에 나섭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단순히 부부 유세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추상아는 ‘배우자’라는 위치를 활용해 살아남고, 방태섭은 ‘아내’라는 이미지를 빌려 정치적 체면을 회복합니다. 서로를 사랑해서 손잡는 장면이라기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직 쓸모가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방태섭의 혼후순결, 웃긴 말인데 가볍지 않다

방태섭의 ‘혼후순결’은 처음 들으면 꽤 우스운 표현입니다. 보통 순결이라는 단어가 결혼 전의 윤리나 자기 관리처럼 소비되는데, 방태섭은 결혼 이후의 관계를 두고 그 말을 꺼냅니다. 근데 이 드라마 안에서는 그 말이 단순한 드립으로만 남지 않습니다.

방태섭과 추상아의 결혼은 처음부터 낭만보다 거래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추상아의 스타성을 통해 자기 이름값을 키웠고, 추상아는 방태섭이 가진 법적 방패와 정치적 감각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몸의 관계가 비어 있거나 어긋나 있다는 암시는 이 부부가 서로를 완전히 소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혼후순결이라는 말은 방태섭의 자조처럼 들립니다. 그는 추상아의 남편이지만, 추상아의 욕망 안에서 중심 인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선거판에서는 그녀가 ‘트로피 와이프’로 필요하지만, 사적인 관계에서는 오히려 그가 주변부에 서 있죠. 권력은 잡고 싶은데 사랑에서는 밀려나 있고, 남편이라는 타이틀은 있는데 친밀감은 증명되지 않습니다. 이 불균형이 방태섭을 훨씬 불쾌하고 흥미로운 인물로 만듭니다.

추상아와 방태섭은 쇼윈도인가, 공범인가

7회를 보고 많은 시청자가 헷갈리는 지점이 바로 이겁니다. 두 사람은 진짜 부부인가요, 아니면 서로를 이용하는 계약 관계인가요. 사실 <클라이맥스>는 이 질문에 깔끔한 답을 주지 않는 쪽이 더 어울리는 드라마입니다.

추상아와 방태섭은 사랑만으로 묶인 관계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빈껍데기 쇼윈도라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 둘은 서로의 가장 추한 순간을 알고 있습니다. 살인, 은폐, 커리어 붕괴, 정치적 야망까지 공유했죠. 보통의 사랑보다 훨씬 오염된 방식이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유대가 있습니다. 다만 그 유대가 따뜻한 쪽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공범 의식에 가깝다는 게 문제입니다.

7회에서 추상아가 ‘더 밟혀서 뒤집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는 태도로 움직일 때, 방태섭은 그녀를 말리기보다 그 선택을 정치적 카드로 받아들입니다. 이 장면에서 부부의 정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이상하게 둘의 호흡은 맞습니다. 둘 다 자존심을 버릴 수 있고, 모욕을 견딜 수 있으며, 결국 상대의 추락까지 자기 판에 포함시킬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회차가 불편한 이유는 욕망을 멋있게만 찍지 않아서다

<클라이맥스>는 권력극의 쾌감을 분명히 압니다. 반격, 담판, 선거 유세, 재벌가 압박 같은 장치가 계속 나오니까요. 그런데 7회는 그 쾌감을 곧장 시원하게 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이기는 장면을 보여주기 전에, 이기기 위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먼저 보여줍니다.

  • 정치판에서는 방태섭이 자금을 잃고 새 세력을 찾아야 합니다.
  • 연예계에서는 추상아가 복귀를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습니다.
  • 재계에서는 이양미가 사람의 약점을 거래 조건처럼 다룹니다.
  • 부부 관계에서는 사랑과 이용의 경계가 계속 흐려집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7회는 통쾌한 회차라기보다 찜찜한 회차에 가깝습니다. 방태섭의 혼후순결도 그 찜찜함의 일부입니다. 웃고 넘길 수 있는 대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부부가 침실에서조차 권력과 결핍을 피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시청자에게 특히 맞는 회차

7회는 사건 전개만 빠르게 따라가는 시청자보다, 인물 관계의 균열을 보는 걸 좋아하는 분에게 더 잘 맞습니다. 주지훈의 방태섭을 ‘멋있는 야심가’로만 보고 싶다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물이 자기 욕망에 잡아먹히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꽤 맛이 진한 회차입니다.

하지원의 추상아를 보는 재미도 큽니다. 이 인물은 무너지는 장면에서도 단순히 불쌍해지지 않습니다. 굴욕을 당하는데, 그 굴욕을 다시 무기로 바꾸려는 눈빛이 있습니다. 차주영의 이양미는 그 반대편에서 권력의 온도를 낮게 유지합니다. 소리 지르지 않아도 상대를 바닥에 앉힐 수 있는 인물이라 긴장이 오래 갑니다.

방태섭의 혼후순결이라는 키워드는 결국 이 드라마가 부부 관계를 얼마나 이상하고 차갑게 다루는지 보여주는 작은 문입니다. 사랑, 거래, 질투, 야망이 한 침대 위에 같이 놓여 있는데 아무도 편안하게 눕지 못합니다. 그래서 <클라이맥스> 7회는 큰 반전보다도 인물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용하고, 또 어떻게 미워하면서 붙어 있는지를 보는 재미가 더 오래 남습니다.

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방태섭의 혼후순결이 다르게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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