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고 시즌2 기다리며 8부 엔딩 다시 봤더니, 이건 그냥 떡밥이 아니었다

얼마 전 지인이 ‘기리고 시즌2 나오는 거 맞냐’고 물었는데, 솔직히 그 질문이 나올 만했습니다. 8부 엔딩이 너무 닫힌 문처럼 끝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문고리를 한 번 더 흔들어보고 끝난 느낌에 가깝습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보면 넷플릭스나 제작사 쪽에서 ‘기리고 시즌2 공개일’을 못 박은 발표는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시즌2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건 단순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닙니다. 작품 안에 남겨둔 빈칸이 꽤 또렷하고, 공개 직후 비영어권 쇼 순위권에 올랐다는 반응도 후속 가능성을 키운 쪽에 가깝습니다.
기리고 시즌2가 계속 언급되는 이유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앱과 저주, 학교 안 관계망을 섞은 8부작 하이틴 오컬트물입니다. 이런 장르는 설정이 허술하면 금방 힘이 빠지는데, 이 작품은 초반부터 앱이라는 현대적 장치와 무속적 규칙을 같이 굴립니다. 익숙한데 묘하게 불편한 조합이죠.
시즌2 이야기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마지막 화의 태도입니다. 단순히 생존자를 남기는 수준이 아니라, 저주의 구조가 완전히 사라졌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끝납니다. 특히 임나리의 행방, 권시원과의 연결, 붉은 폰과 방울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끝났다’보다 ‘다른 형태로 남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 시즌1은 총 8부작으로 비교적 짧게 몰아칩니다.
- 장르는 학원 공포, 오컬트, 미스터리의 혼합형입니다.
- 임나리 캐릭터의 마지막 상태가 가장 큰 논쟁 지점입니다.
- 공식 발표 전까지 공개일·캐스팅 확정 정보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스포일러 구간: 8부 엔딩이 남긴 진짜 질문
여기서부터는 시즌1 후반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안 봤다면 이 아래는 시청 후 읽는 편이 낫습니다.
8부의 흥미로운 지점은 ‘누가 죽었나’보다 ‘무엇이 남았나’입니다. 임나리는 현실에서 명확한 장례나 완전한 퇴장을 받지 않습니다. 장르 드라마에서 이런 생략은 대체로 우연이 아닙니다. 캐릭터를 아끼기 위해서든, 다음 국면의 매개로 쓰기 위해서든, 시청자가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자리에 남겨둔 겁니다.
권시원 역시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 저주의 규칙을 드러내는 중심축에 가깝습니다. 붉은 폰이 사라졌다고 해서 욕망과 원한의 회로까지 사라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가장 설득력 있는 방향은 ‘새로운 앱 괴담’이 아니라, 시즌1에서 살아남은 균열이 다른 인물의 몸과 관계를 통해 재가동되는 흐름일 가능성이 큽니다.
기리고 시즌2가 나온다면 봐야 할 포인트
저는 시즌2가 제작된다면 공포의 강도를 단순히 높이는 것보다 인물 관계를 더 파고드는 쪽이 맞다고 봅니다. ‘기리고’의 장점은 점프 스케어보다 친구, 질투, 소원, 죄책감이 한꺼번에 꼬이는 순간에 있습니다. 앱을 눌렀을 뿐인데 사실은 자기 마음의 가장 어두운 칸을 연다는 설정이 꽤 잘 먹혔습니다.
임나리는 피해자인가, 다음 문을 여는 사람인가
임나리는 시즌2의 성패를 가를 인물입니다. 단순히 돌아와서 더 강한 악역이 되는 방향은 조금 아쉽습니다. 시즌1에서 나리가 보여준 불안, 인정 욕구, 공격성은 하이틴 호러에서 가장 현실적인 공포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해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밀려나는 감각을 견디지 못해서 선택이 어그러지는 인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세아와 생존자들의 죄책감
생존자들이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이야기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오컬트 장르에서 생존은 보상이라기보다 빚에 가깝습니다. 시즌2가 세아와 주변 인물들의 죄책감을 제대로 다룬다면, 저주는 외부의 괴물이 아니라 내부의 균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쪽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
이 작품이 맞는 사람, 조금 힘들 수 있는 사람
‘기리고’는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8부작이라 늘어지는 구간이 길지 않고,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관계가 빠르게 뒤집힙니다. 넷플릭스 한국 장르물 특유의 속도감도 있습니다.
- 앱 괴담, 학교 괴담, 무속 소재가 섞인 작품을 좋아한다면 잘 맞습니다.
- ‘지금 우리 학교는’처럼 청소년 집단 안의 긴장감을 좋아한 분에게도 추천할 만합니다.
- 공포보다 미스터리 해석을 더 즐기는 사람에게 특히 좋습니다.
- 인물 감정선보다 세계관 규칙의 촘촘함을 중시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잔혹하거나 음산한 분위기에 약하다면 밤에 몰아보기는 꽤 부담스럽습니다.
기리고 시즌2를 기다리는 동안 시즌1을 다시 본다면, 무서운 장면보다 인물이 거짓말을 하거나 시선을 피하는 장면을 더 유심히 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 작품은 귀신보다 사람이 먼저 흔들리고, 그 틈으로 저주가 들어옵니다. 그래서 다음 시즌이 온다면 더 큰 사건보다 더 깊어진 죄책감 쪽에서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방향이라면 다시 눌러볼 마음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