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김승윤 소식 보고 다시 고른 홍상수 픽 배우의 진짜 필모

조용한 결혼 소식보다 먼저 보이는 것
얼마 전 장동윤과 김승윤의 10월 결혼 소식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보다 ‘필모가 꽤 재미있게 겹친다’였습니다. 연예 뉴스는 보통 나이 차이, 예식 방식, 러브스토리로 빠르게 소비되지만, 영화와 드라마를 오래 본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작품 안에서 서로의 시간을 쌓아왔는지가 더 눈에 들어오거든요.
장동윤은 1992년생, 김승윤은 1997년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19년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같은 작품으로 만났고, 이후 장동윤이 연출한 단편 ‘내 귀가 되어줘’, 장편 ‘누룩’에서도 함께했습니다. 단순히 배우 커플이라는 문장보다 흥미로운 건, 이 관계가 상업 드라마와 독립영화의 경계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김승윤이 ‘홍상수 픽’으로 불리는 이유
김승윤이라는 이름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cinephile 쪽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배우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물안에서’, ‘우리의 하루’, ‘여행자의 필요’에 출연했고, 이 세 편은 배우의 얼굴을 크게 설명하지 않은 채 오래 바라보는 방식에 가까운 영화들입니다. 그래서 ‘홍상수 픽’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라기보다, 어떤 종류의 얼굴과 리듬을 가진 배우인가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말에 가깝습니다.
홍상수 영화의 배우는 큰 사건을 떠안기보다 미묘한 대화, 어긋나는 침묵, 술자리의 온도, 시선의 흔들림 안에서 존재감을 만들어야 합니다. 김승윤은 그런 영화 안에서 튀려고 하지 않는 쪽에 가깝습니다. 화면을 장악한다기보다 화면 안에 스며드는 배우입니다. 솔직히 이런 배우는 첫눈에 강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세 장면이 지나면 ‘저 사람을 계속 보게 되네’라는 느낌이 남습니다.
장동윤은 왜 감독으로도 눈에 띄나
장동윤은 대중에게 ‘조선로코-녹두전’의 여장남자 캐릭터, ‘오아시스’의 시대극 감정선, ‘모래에도 꽃이 핀다’의 생활감 있는 청춘 이미지로 익숙합니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배우로만 머무르려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23년 단편 ‘내 귀가 되어줘’에서 각본, 연출, 출연을 맡았고, 이후 장편 ‘누룩’으로 연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내 귀가 되어줘’는 장애와 일상의 감각을 다루는 단편으로 소개됐고, 서울독립영화제와 여러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났습니다. 김승윤은 이 작품에 배우이자 조연출로 참여했습니다. ‘누룩’에서는 김승윤이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고, 작품은 누룩을 잃어버렸다는 기묘한 설정을 통해 믿음과 의심을 따라가는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데 이 조합이 꽤 흥미롭습니다. 배우 장동윤이 감독으로서 바라본 김승윤의 얼굴이, 홍상수 영화 속 김승윤과는 또 다른 층을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품부터 보면 좋을까
두 사람의 뉴스 때문에 필모를 따라가고 싶다면, 입문 순서는 취향에 따라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면 ‘조선로코-녹두전’이 가장 편합니다. 장동윤의 스타성이 잘 보이고, 사극 로맨스의 장르적 재미도 살아 있습니다. 김승윤의 비중을 기대하기보다는 두 사람이 같은 출발점에 놓였던 작품으로 보는 쪽이 맞습니다.
- 로맨스 사극과 배우 장동윤의 매력을 보고 싶다면: ‘조선로코-녹두전’
- 김승윤의 독립영화 톤이 궁금하다면: ‘물안에서’
- 홍상수식 대화극에 익숙하다면: ‘우리의 하루’, ‘여행자의 필요’
- 장동윤의 연출 감각이 궁금하다면: ‘내 귀가 되어줘’, ‘누룩’
홍상수 영화를 처음 보는 분이라면 ‘물안에서’는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이미지가 흐릿하게 설계된 영화라서, 인물보다 감각이 먼저 들어옵니다. 반대로 홍상수 영화 특유의 느슨한 대화와 반복되는 정서를 좋아한다면 김승윤의 존재감이 꽤 선명하게 남을 겁니다. 스포일러를 피하자면, 이 영화들에서 중요한 건 사건의 반전보다 인물이 그 순간에 어떻게 놓여 있느냐입니다.
이 커플을 작품으로 보면 더 흥미로운 이유
연예계 커플 소식은 하루 이틀 뜨겁다가 금방 다른 이슈로 밀려납니다. 하지만 장동윤♥김승윤의 경우에는 단순한 열애와 결혼 기사보다 작품의 흔적이 더 오래 남을 타입입니다. 한 사람은 대중 드라마에서 확실한 얼굴을 가진 배우이고, 또 한 사람은 홍상수 픽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예술영화의 리듬에 잘 놓이는 배우입니다. 그리고 둘은 이제 감독과 배우의 자리에서도 만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소식을 ‘누가 누구와 결혼한다’로만 소비하기보다,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까지 이어서 보고 싶습니다. 장동윤이 연출자로 더 밀고 나갈지, 김승윤이 독립영화와 상업 드라마 사이에서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이미 알려진 뉴스보다 그 다음 장면이 더 궁금한 커플입니다. 조용히 오래 보는 배우들이 결국 더 오래 남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