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추석 영화 편성표 직접 훑어봤더니, 올해는 ‘왕사남’과 ‘가오갤3’가 제일 눈에 띄었다

얼마 전 2026 추석 영화 편성표를 쭉 훑어봤는데, 올해는 예년처럼 지상파가 밤마다 대작을 쏟아내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가 겹치면서 편성 자체가 꽤 얇아졌거든요. 대신 골라볼 재미는 분명합니다. 가족이 모인 낮에는 EBS 쪽이 안정적이고, 밤 시간대에는 SBS와 tvN, OCN이 확실히 존재감을 냅니다.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 없이, 시간대와 취향을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방송 시간은 채널 사정이나 스포츠 중계에 따라 밀릴 수 있어서, 특히 밤 편성은 보기 직전에 TV 편성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올해 편성표에서 먼저 볼 작품
2026년 추석 특선영화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작품은 두 편입니다. 9월 26일 토요일 밤 SBS 〈왕과 사는 남자〉, 그리고 같은 날 저녁 tvN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입니다. 하나는 올해 극장가를 크게 흔든 한국 사극이고, 다른 하나는 마블 시리즈 중에서도 감정선이 또렷한 완결형 오락영화죠.
SBS가 알린 〈왕과 사는 남자〉는 9월 26일 오후 9시 30분 편성입니다. 전국 1,692만 관객을 넘긴 흥행작이고, 장항준 감독, 유해진·박지훈·유지태·전미도 조합이라 가족 시청용으로도 힘이 있습니다. 다만 아시안게임 중계가 길어지면 시작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는 게 좋습니다.
tvN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9월 26일 오후 6시대 편성입니다. 전작들을 모두 봐야만 이해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로켓의 서사가 중심에 있어서 시리즈 팬이라면 감정적으로 더 세게 맞습니다. 아이들과 보기에도 비교적 무난한 편이지만, 초반부의 실험실 이미지나 액션 강도는 아주 어린 관객에게는 살짝 무거울 수 있습니다.
날짜별 2026 추석 영화 편성표
9월 24일 목요일
- tvN 밤 10시대 〈어쩔수가없다〉 확장판
- JTBC 밤 12시 〈헌트〉
- EBS1 밤 12시 50분 〈서브젝트〉
- OCN 오후 4시 20분 〈포풍추영〉, 저녁 7시 〈정보원〉
첫날은 tvN 〈어쩔수가없다〉 확장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극장판보다 분량이 늘어난 버전이라 이미 본 사람도 다시 볼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박찬욱 감독 영화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불편한 긴장이 있는 작품이라, 온 가족이 밥 먹고 둘러앉아 편하게 웃는 영화와는 결이 다릅니다.
9월 25일 금요일, 추석 당일
- JTBC 오후 1시 40분 〈빅토리〉
- EBS1 오후 2시 10분 〈사운드 오브 뮤직〉
- OCN 오후 6시대 〈크레이븐 더 헌터〉
- tvN 밤 10시 10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추석 당일 낮에는 EBS1 〈사운드 오브 뮤직〉이 가장 편합니다. 1965년 영화라 속도는 요즘 작품보다 느리지만, 명절 낮 시간대에 세대 차이를 가장 덜 타는 선택입니다. 반대로 밤 10시 이후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있는데, 마블 영화치고는 호러 톤이 강한 편이라 어린아이와 같이 보기에는 호불호가 있습니다.
9월 26일 토요일
- KBS1 새벽 0시 40분 〈장손〉
- tvN 오전 10시 10분 〈악마가 이사왔다〉
- tvN 오후 6시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 SBS 오후 9시 30분 〈왕과 사는 남자〉
- EBS1 밤 11시 5분 〈본 슈프리머시〉
- OCN 밤 11시대 〈윗집 사람들〉
토요일은 사실상 이번 2026 추석 영화 편성표의 메인 데이입니다. 새벽의 〈장손〉은 명절 가족 모임 직후에 보면 묘하게 뜨끔한 작품입니다. 두부공장을 둘러싼 대가족 이야기라 웃고 넘길 수만은 없고, 집안의 기대와 개인의 선택 사이에서 생기는 압박을 꽤 현실적으로 건드립니다.
밤에는 〈왕과 사는 남자〉가 가장 강합니다. 사극이지만 무겁게만 밀어붙이는 작품은 아니고, 유해진 특유의 생활감 있는 연기가 극의 진입 장벽을 낮춥니다. 부모님과 같이 보기 좋은 영화가 필요하다면 이쪽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9월 27일 일요일
- EBS1 오후 1시 30분 〈집으로 가는 길〉
- EBS1 밤 11시 10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 OCN은 〈왕과 사는 남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어쩔수가없다〉 재편성 흐름이 잡혀 있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은 EBS 라인업이 좋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장쯔이의 데뷔작으로도 자주 언급되는 영화인데, 큰 사건보다 기다림과 기억의 감정으로 밀고 갑니다. 밤의 〈조선명탐정〉은 명절 끝자락에 부담 없이 보기 좋은 코믹 추리물입니다. 머리를 많이 쓰게 하기보다 배우들의 호흡으로 편하게 끌고 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 추천이 달라집니다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라면 〈사운드 오브 뮤직〉과 〈왕과 사는 남자〉가 가장 무난합니다. 전자는 세대 공통의 클래식이고, 후자는 올해 흥행작이라는 대화거리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극장에서 놓친 작품을 TV로 보고 싶어 한다면 〈왕과 사는 남자〉 쪽 만족도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혼자 조용히 보고 싶다면 〈장손〉이나 〈어쩔수가없다〉가 더 흥미롭습니다. 둘 다 명절이라는 단어가 가진 따뜻함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가족, 생계, 체면, 욕망 같은 단어가 장면 안쪽에서 계속 부딪힙니다. 솔직히 명절 끝나고 혼자 남았을 때 더 잘 들어오는 영화들입니다.
아이들과 보는 영화라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도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아주 어린 연령대라면 장면 강도를 조금 고려해야 합니다. 완전히 가벼운 우주 모험이라기보다는 상처 입은 캐릭터들이 작별을 준비하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웃음, 음악, 액션의 균형은 이번 편성작 중 상위권입니다.
내가 한 편만 고른다면
저라면 9월 26일 밤 〈왕과 사는 남자〉를 먼저 틀겠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명절 TV 영화는 작품성만큼이나 같이 보는 사람들의 온도가 중요하거든요. 너무 어렵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보고 난 뒤 어른들과 자연스럽게 한두 마디 나눌 수 있는 영화가 의외로 귀합니다.
혼자 보는 밤이라면 선택이 바뀝니다. 그때는 〈장손〉이나 〈어쩔수가없다〉 쪽이 더 오래 남을 겁니다. 2026 추석 영화 편성표가 화려한 대작 잔치는 아니지만, 이번 연휴의 분위기와 이상하게 맞물리는 작품들은 꽤 있습니다. 올해는 채널을 오래 붙잡기보다, 내 자리와 기분에 맞는 한 편을 정확히 고르는 쪽이 더 좋은 선택처럼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