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즌2 다시 봤더니, 탈영병을 쫓던 드라마가 군대를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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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시즌2 다시 봤더니, 탈영병을 쫓던 드라마가 군대를 쫓기 시작했다

얼마 전 DP 시즌2를 다시 틀어봤는데, 이상하게 시즌1보다 더 천천히 보게 됐습니다. 시즌1이 ‘이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나’ 싶은 충격으로 밀고 들어왔다면, 시즌2는 그 충격 이후에도 아무것도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을 오래 바라보게 만듭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는 탈영병을 잡는 군무이탈체포조의 이야기입니다. 시즌2는 2023년 공개된 6부작이고,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가 이어서 중심을 잡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안준호와 한호열만은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시즌2는 한 사람의 탈영보다 그 탈영을 만들어낸 조직의 침묵을 훨씬 크게 다룹니다.

시즌1의 여운을 그대로 안고 시작하는 이야기

DP 시즌2는 시즌1을 보지 않고 들어가면 감정의 절반 이상을 놓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조석봉 사건 이후의 공기, 안준호가 느끼는 죄책감, 박범구와 임지섭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감당하는 책임감이 모두 시즌1에서 이어집니다.

시즌1이 군대 내부의 폭력과 부조리를 비교적 또렷한 에피소드 구조로 보여줬다면, 시즌2는 그 사건들이 기록되고 은폐되고 변명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탈영병을 찾아가는 드라마였던 작품이, 이제는 진실을 피하는 사람들을 따라가는 드라마가 된 셈입니다.

재미보다 묵직함이 앞서는 시즌

솔직히 말하면 DP 시즌2는 시즌1만큼 속도감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즌1은 매회 다른 탈영병의 사연을 따라가며 장르적 긴장을 만들었고, 한호열의 농담과 안준호의 침묵이 좋은 균형을 이뤘습니다. 반면 시즌2는 법정, 보고 체계, 군 내부 문건, 책임 회피 같은 요소가 늘어나면서 훨씬 무거운 쪽으로 기웁니다.

이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장점이고,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입니다. 캐릭터 간 케미와 추적극의 맛을 기대했다면 시즌2가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사건 이후에도 남는 상처’를 보는 드라마로 받아들이면, 시즌2의 선택은 꽤 설득력 있습니다.

안준호와 한호열의 관계가 달라진다

정해인이 연기하는 안준호는 시즌2에서 더 많이 흔들립니다. 눈앞의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감각이 계속 따라붙고, 그 감정은 단순한 분노보다 복잡합니다. 구교환의 한호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1에서 분위기를 풀어주던 인물이었지만, 시즌2에서는 웃음 뒤에 숨겨진 피로감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둘의 관계가 좋았던 이유는 대단한 대사를 주고받아서가 아니라, 서로의 침묵을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는 데 있었습니다. 시즌2에서도 그 감각은 살아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둘이 함께 달려가는 장면보다, 각자 다른 자리에서 버티는 장면이 더 오래 남습니다.

누가 보면 좋은가

DP 시즌2는 누구에게나 편하게 권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군대 경험이 있거나, 조직 안에서 부당한 일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몇몇 장면이 꽤 날카롭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폭력 묘사 자체보다도 ‘다들 알고 있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 시즌1을 보고 조석봉 사건의 이후가 궁금했던 사람
  • 탈영병 추적극보다 군 조직의 책임 문제에 더 관심 있는 사람
  • 정해인과 구교환의 절제된 호흡을 좋아하는 사람
  • 가볍게 틀어놓는 드라마보다 보고 나서 생각이 남는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

반대로 빠른 전개, 통쾌한 응징, 매회 깔끔하게 닫히는 에피소드를 기대한다면 만족도가 낮을 수 있습니다. DP 시즌2는 시청자를 시원하게 해주는 드라마라기보다, 불편한 질문을 오래 남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스포일러 없이 보려면 시즌2의 큰 사건 구조는 미리 자세히 찾아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감상 전에 알아두면 좋은 건 있습니다. 이번 시즌은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에 더 가까운 질문을 던집니다.

지진희, 김지현 등 새롭게 합류한 인물들은 이 질문을 넓히는 역할을 합니다. 군 내부의 명령 체계, 언론과 여론, 법적 책임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개인의 비극에서 제도의 문제로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즌1의 날렵함은 줄었지만, 작품이 바라보는 시야는 더 넓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DP 시즌2의 가장 좋은 장면들은 큰 폭발음이 나는 순간보다, 누군가가 아주 늦게라도 자기 얼굴을 똑바로 보는 순간에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군대를 다룬 작품이지만, 사실은 어떤 조직이 사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보고 나면 특정 장면보다 공기가 남습니다. 꺼림칙하고, 조용하고, 쉽게 잊히지 않는 공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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