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덫몇부작 찾아보다 장서희의 변신이 궁금해졌다

일일드라마를 고를 때 저는 회차 수부터 확인합니다. 한 번 빠지면 몇 달을 함께할 작품이니까요. ‘욕망의 덫’도 제목보다 먼저 욕망의덫몇부작인지 궁금했습니다. 현재 알려진 기획 회차는 100부작입니다. 2026년 8월 10일 시작한 KBS 2TV 평일 저녁 드라마로, 짧은 주말 정주행보다는 하루 한 회씩 인물을 따라가는 쪽에 어울립니다.
100부작 예정, 지금부터 봐도 늦지 않을까
‘욕망의 덫’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7시 50분에 편성된 일일극입니다. 10월 15일까지 방송된 회차는 38회이며, 16일에는 39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100부작 계획대로라면 아직 절반 이상 남은 셈이죠. 다만 ‘100부작’은 현재 알려진 기획 분량입니다. 최종 종영 회차나 날짜는 향후 편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확정된 숫자처럼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회당 길이는 대체로 30분대입니다. 온디맨드코리아에 올라온 최근 회차도 약 32~35분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38회를 처음부터 따라잡는다면 본편만 대략 20시간 남짓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숫자만 보면 부담스럽지만, 한 회가 한 시간인 작품 38편과는 체감이 다릅니다. 평일 저녁 한 편씩 보는 시청 방식까지 생각하면 긴 호흡의 이야기가 꼭 벅차지만은 않습니다.
복수극인데 장서희가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
스포일러 없이 출발점만 짚으면, 고은설은 억울한 살인 누명으로 평범했던 삶을 잃습니다. 그 뒤 자신의 결백과 빼앗긴 삶을 되찾으려 움직입니다. 전혜원이 은설을, 장서희가 주미란을 연기합니다. 청마그룹의 상속녀 강해라 역은 주새벽이 맡았습니다. 은설과 해라의 대립, 두 사람 사이에서 속내를 감추는 미란이 초반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여기서 눈길이 가는 건 장서희의 자리입니다. ‘인어아가씨’와 ‘아내의 유혹’에서 그가 보여준 복수의 얼굴을 기억한다면, 이번에는 주미란의 선택과 행동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KBS가 소개한 첫 방송 설정부터 미란은 과거를 지우고 청마그룹에 들어온 인물입니다. 친절한 표정 뒤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살피는 재미가 있죠. 반대로 은설은 자신에게 닥친 일을 이해하고 진실에 다가가야 합니다. 같은 장면에서도 두 인물이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달라 긴장이 생깁니다.
초반에는 미술대회와 화재 사건을 계기로 인물들의 관계가 급격히 흔들립니다. 누명과 출생의 비밀, 재벌가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전형적인 일일 복수극의 재료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장르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관건은 누가 먼저 진실을 알아채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 숨기는가입니다. 사건 자체보다 인물의 선택을 따라갈 때 더 흥미로운 작품으로 보입니다.
이런 취향이라면 맞고, 이런 기대라면 다를 수 있다
억울한 주인공이 작은 단서부터 모아 판을 뒤집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잘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사람의 계략이 가족과 연인, 회사 안의 관계까지 번지는 이야기를 즐기는 분에게도 그렇습니다. 특히 악역이 매번 큰소리로 위협하기보다 주변 사람의 감정을 읽고 이용하는 장면에 관심이 있다면 주미란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반면 한두 회 안에 사건이 해결되는 수사극을 기대한다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일일극은 갈등을 오래 끌고 가며, 어떤 날은 결정적인 답보다 다음 선택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끝납니다. 복수극 특유의 강한 우연과 감정 대립도 취향을 탑니다. 제 기준에는 빠른 반전 하나보다 인물 사이의 힘이 조금씩 바뀌는 과정을 보는 쪽이 이 작품을 즐기기 좋은 방법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인물관계도를 먼저 깊이 읽는 것도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출생과 과거가 이야기의 중요한 축이어서, 관계 설명만으로도 나중에 드러날 정보를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초반 설정까지만 다뤘습니다.
다시보기는 어디서 확인할까
국내에서는 KBS 다시보기 화면이 전체 영상 시청처로 웨이브를 안내합니다. KBS에서 회차와 방송일을 확인한 뒤 웨이브에서 본편을 찾으면 됩니다. 해외 이용자라면 온디맨드코리아에도 회차가 올라와 있습니다. 서비스별 제공 지역과 이용 조건은 다를 수 있으니 실제 재생 화면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1회부터 보는 편을 권합니다. 초반의 미술대회, 은설과 해라의 경쟁, 미란의 태도가 뒤의 갈등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100부작이라는 숫자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한꺼번에 끝낼 계획보다, 은설이 잃어버린 자리를 어떻게 되찾는지 평일마다 조금씩 지켜보는 마음에 더 잘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