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원작 결말을 보고 한국판이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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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x 원작 결말을 보고 한국판이 더 궁금해졌다

얼마 전 한국판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를 보다가 일본판은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다시 확인했다. 계수정의 수술 장면을 보고 있으면 원작의 다이몬 미치코도 같은 선택을 했을까 싶어진다. 다만 ‘닥터x 원작 결말’을 찾을 때는 먼저 기준을 잡아야 한다. 일본판은 2021년 드라마 시즌 7로 끝난 뒤, 2024년 극장판으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내놓았다.

여기서부터 일본판 시즌 7과 극장판의 주요 내용을 밝힌다. 한국판의 앞날을 미리 알고 싶어서 읽는다면 한 가지는 기억해 두면 좋겠다. 한국판은 일본판을 그대로 옮긴 작품이 아니라 의료계의 권력 다툼을 더 어둡게 다루는 리메이크다. 일본판의 마지막 장면이 계수정의 마지막 장면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작은 만화가 아니라 일본 드라마다

《닥터X》의 출발점은 2012년 TV아사히에서 방송한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다. 나카조노 미호가 각본을 쓴 드라마로, 원작 만화의 마지막 권을 찾아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일본판은 일곱 시즌을 거쳐 극장판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원작에서 미치코가 죽느냐’는 질문도 어느 마지막을 말하는지에 따라 확인할 장면이 달라진다.

미치코는 병원에 소속되지 않고 일하는 외과의다. 회식이나 조직의 허드렛일은 거절하면서도, 모두가 어렵다고 물러선 수술 앞에는 선다. 이 설정이 통쾌한 이유는 단순히 수술을 잘해서가 아니다. 병원 안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결정을 내리지만, 수술실에서는 실제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난다. 한국판의 계수정과 장희숙도 각각 미치코와 그녀의 스승 겸 소개소장인 간바라 아키라에 대응하는 인물이다.

시즌 7의 마지막 수술은 시리즈의 끝이 아니었다

2021년 시즌 7 마지막 회에서 미치코가 마주한 환자는 감염 연구 센터를 추진하던 하치스카 류타로다. 그는 심각한 암을 앓고 있지만,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센터가 봉쇄되자 그 안에 남는다. 미치코가 수술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과 하치스카가 센터를 떠나지 않으려는 상황이 맞물린다. TV아사히가 공개한 마지막 회 소개만 봐도 이 회차는 한 사람의 수술과 병원 전체의 위기를 함께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시즌 7 마지막 회를 미치코의 최후로 받아들이면 뒤의 이야기가 빠진다. 3년 뒤 공개된 극장판이 미치코와 아키라의 관계를 다시 꺼내고, 시리즈 전체에 마지막 장면을 붙였기 때문이다. 시즌 7까지만 본 사람과 극장판까지 본 사람이 ‘끝이 어땠어?’라는 질문에 서로 다르게 답하기 쉬운 이유다.

극장판 결말에서 미치코와 아키라는 어떻게 되나

극장판에는 새 병원장 고즈 히로토와 그의 쌍둥이 동생 다카토가 등장한다. 히로토는 의료 기술과 자본을 앞세워 병원을 바꾸려 하지만, 아키라를 만나면서 오래된 감정이 터져 나온다. 두 형제와 아키라의 과거가 밝혀질수록, 미치코에게 닥친 문제도 까다로워진다. 이번에는 낯선 권력자와 맞서 수술 한 번을 성공시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을 가르친 사람과 그를 원망하는 사람 사이에서 누구를 살릴지 판단해야 한다.

가장 큰 스포일러부터 말하면 미치코와 아키라는 모두 살아남는다. 아키라가 죽은 듯 보이는 순간이 있지만, 미치코의 수술 뒤 생존이 드러난다. 히로토도 목숨을 건진다. 극장판의 수술에는 장기 이식과 인공심장이 얽혀 있어 현실 의료의 기준으로 따져 보면 무리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이 장면은 의학적 재현보다 아키라가 두 형제에게 품었던 마음을 미치코가 이어받는 순간으로 보는 편이 작품의 감정선에 가깝다.

마지막에 미치코는 병원 안의 자리를 얻어 눌러앉지 않는다. 일본을 떠난 뒤에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로 향한다. 오랫동안 그를 가로막던 인물들을 이기고 높은 직함을 얻는 끝이었다면 《닥터X》답지 않았을 것이다. 아키라의 생존을 확인하고 다시 환자에게 가는 모습이야말로 미치코가 처음부터 지켜 온 삶에 가깝다.

한국판을 보는 사람이라면 어디에 주목할까

SBS의 한국판 인물 소개를 보면 계수정은 구서대학교의 의료 공백을 메우러 온 파견 외과의다. 수술과 관계없는 일은 거절하고 환자 앞에서는 물러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치코의 뼈대를 가져왔다. 그러나 한국판은 계수정의 어두운 과거와 병원 권력을 둘러싼 갈등을 전면에 둔다. 일본판 극장판의 형제 이야기나 아키라의 수술을 계수정과 장희숙에게 그대로 대입하며 볼 필요는 없다.

내가 두 작품을 함께 볼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도 사건의 일치 여부보다 인물의 선택이다. 일본판의 미치코는 끝까지 소속이나 승진보다 환자를 택한다. 한국판의 계수정이 같은 신념을 어떤 방식으로 지켜 낼지는 지금 방영 중인 이야기 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원작의 마지막을 알고 나니 오히려 한국판이 그 익숙한 출발점에서 얼마나 다른 곳으로 갈지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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