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요 등장인물을 다시 보니 아이 취향이 보였다

얼마 전 아이와 꼬마버스 타요를 다시 보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봤다. 파란 버스가 화면 한가운데 있어도 아이는 초록 버스가 나타날 때 더 반가워했다. 처음엔 색깔 때문인 줄 알았는데, 장난을 치고 앞에 나서는 로기의 성격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타요 등장인물을 이름과 색으로만 외우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아이가 어느 친구에게 눈을 두는지 보면 좋아하는 이야기의 분위기도 조금씩 보인다.
파란 타요와 초록 로기는 닮은 듯 다르다
타요는 호기심 많고 명랑한 파란 시내버스다. 아직 서툰 새내기라 새로운 일을 만나면 신나게 뛰어들고, 그 과정에서 실수도 한다. 아이코닉스의 캐릭터 소개 역시 타요가 소동을 겪으며 질서와 협동을 배워 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타요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잘하는 주인공보다, 해 보면서 배우는 주인공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잘 맞는다.
로기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초록 버스다. 타요의 절친이지만 둘의 매력은 꽤 다르다. 타요의 호기심이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면, 로기의 에너지는 친구들 앞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튀어나온다. 덕분에 로기가 중심에 서는 장면은 조용한 관찰보다 왁자지껄한 반응을 좋아하는 아이의 시선을 붙잡기 쉽다.
두 친구를 함께 볼 때는 누가 더 착한지 고를 필요가 없다. 먼저 움직였다가 실수하는 타요도, 돋보이고 싶어 앞에 나서는 로기도 아이에게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화면 속 작은 소동이 지나간 뒤 둘이 다시 어울리는 장면까지 보면, 이 시리즈가 버스의 운행만큼 친구 사이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걸 느끼게 된다.
노란 라니와 빨간 가니가 더 오래 남는 순간
라니는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노란 버스다. 친구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성격이라 네 친구가 모였을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자극적인 사건보다 친구가 서로 마음을 살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라니에게 눈길이 갈 만하다. 눈에 띄게 앞장서지 않아도 관계 안에서 존재감이 분명한 캐릭터다.
빨간 버스 가니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지만 성실하고 사려 깊다. 망설이거나 다른 친구에게 휘둘리는 모습도 있어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이가 가니를 좋아한다면 그 이유를 단순히 빨간색에서만 찾기 어렵다. 천천히 생각하고 자기 몫을 해내는 친구에게 마음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라니와 가니는 둘 다 다정한 편이지만 다정함을 보여주는 방식이 다르다. 라니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니는 조용히 맡은 일을 해낸다. 타요 등장인물을 아이에게 설명할 때도 이 차이를 말해 주면 이름이 훨씬 쉽게 남는다. “노란 버스는 친구 말을 잘 들어주지”, “빨간 버스는 말은 적어도 성실하지” 정도면 충분하다.
차고지 밖 친구들을 보면 이야기가 넓어진다
네 꼬마버스만 기억하면 차고지는 조금 좁게 보인다. 버스들을 돌보는 정비사 하나도 빼놓기 어렵다. 기계에 밝고 꼬마버스들을 아끼는 인물이라, 버스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든든한 어른의 자리를 맡는다. 버스끼리 문제를 풀어가는 장면과 하나에게 도움을 받는 장면을 나란히 보면, 혼자 해내는 일과 도움을 구하는 일이 모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도시로 시선을 돌리면 경찰차 패트와 소방차 프랭크처럼 맡은 일이 뚜렷한 친구들도 만난다. 프랭크는 위험한 상황에 출동해 자동차들을 돕는 소방차다. 탈것의 종류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는 버스 네 대를 외운 다음 이런 친구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EBS가 소개한 작품의 배경도 여러 교통수단이 각자의 일을 하며 함께 살아가는 도시다. 캐릭터가 많아지는 이유가 단지 화면을 북적이게 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아이 취향에 맞춰 고른다면
처음 보는 아이라면 타요와 로기부터 익히는 편이 편하다. 표정과 행동이 크고 두 친구의 관계도 금방 눈에 들어온다. 차분한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인물의 마음을 자주 묻는 아이라면 라니와 가니가 두드러지는 장면에 조금 더 머물러도 좋다. 자동차의 역할을 궁금해한다면 하나, 패트, 프랭크가 나오는 이야기가 자연스러운 다음 선택이다.
부모가 모든 이름을 먼저 외울 필요는 없다. 아이가 “저 버스는 왜 저래?”라고 물을 때 성격 한 가지와 행동 한 가지를 연결해 주면 된다. 로기는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가니는 조용하지만 성실하다는 식이다. 줄거리의 중요한 장면을 미리 말하지 않아도 캐릭터를 알아가는 재미는 충분하다.
여러 작품을 보다 보면 오래 남는 캐릭터는 대개 색이나 생김새 이상의 이유를 갖고 있다. 타요의 네 버스도 그렇다. 같은 길을 달려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친구를 대한다. 아이가 유독 반가워하는 버스를 찾았다면, 그 친구의 이야기를 한 편 더 보는 것만으로도 다음에 무엇을 틀지 고르는 일이 쉬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