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이카와 영화 결말을 보고 귀여움이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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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카와 영화 결말을 보고 귀여움이 무서워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떠오른 건 세이렌의 모습이 아니라, 진실을 알아챈 치이카와의 얼굴이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모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야기라면 마음 편히 웃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극장판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마지막에 관객을 꽤 난처한 자리에 앉힌다. 누가 잘못했는지 알게 된 순간에도 그 사람의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부터는 범인의 정체와 엔딩 크레디트 뒤 장면까지 다룬다.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관람 후에 읽는 편이 좋다.

즐거운 섬 여행은 왜 세이렌 사냥이 됐을까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는 특별한 섬으로 오라는 초대장을 받고 배에 오른다. 섬에서는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환대가 기다린다. 하지만 주민들은 곧 거대한 세이렌이 사람들을 데려가고 있다고 말한다. 일행은 섬을 지키기 위한 토벌에 휘말린다. 겉으로 보면 작은 친구들이 힘을 합쳐 괴물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여기서 영화가 영리한 점은 관객도 치이카와 일행만큼만 알게 한다는 것이다. 위험에 처한 주민들을 먼저 보니 세이렌은 자연스럽게 악역처럼 보인다. 그런데 세이렌이 찾는 것은 자신과 함께 살던 인어를 죽이고 그 고기를 먹은 존재다. 섬의 평화를 깨뜨린 사건이 먼저 있었고, 세이렌의 습격은 그 뒤에 벌어졌다. 이 순서를 알고 나면 처음의 환대도 다르게 보인다. 섬 주민 전부가 진실을 알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외부에서 온 이들이 어떤 위험에 끌려 들어갔는지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어를 죽인 건 잎사귀 친구 히토하

사건의 중심에는 잎사귀 모양의 두 친구 히토하와 후타바가 있다. 세이렌의 꼬리가 배에 부딪힌 사고로 후타바가 죽을 위기에 놓이자, 히토하는 인어의 고기를 먹으면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결국 인어 한 명을 죽여 그 고기를 후타바에게 먹인다. 살아난 후타바도 히토하와 헤어질 미래를 두려워해 고기를 함께 먹게 한다. 두 사람은 살아남지만, 그 선택으로 인어 한 명의 생명이 사라지고 세이렌의 복수가 시작된다.

히토하의 행동을 단순히 선의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친구를 살리려는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어도, 인어에게는 돌아올 수 없는 피해를 줬다. 반대로 세이렌에게 사연이 있다고 해서 죄 없는 주민들을 공격한 일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이 영화의 불편함은 어느 한쪽의 사정을 듣는 순간 다른 쪽의 고통도 함께 보인다는 데 있다. 귀여운 그림체가 그 충돌을 부드럽게 덮어주지는 않는다.

치이카와는 진실을 알고도 왜 말하지 않았을까

치이카와 일행은 세이렌을 물러나게 하고, 섬에는 축하할 일이 생긴 듯한 분위기가 흐른다. 하지만 치이카와는 후타바의 몸에서 드러난 건전지와 앞서 본 인어의 비늘을 연결해 두 친구의 비밀을 눈치챈다. 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짐작한다. 세이렌은 범인을 찾아 벌하겠다고 했고, 히토하와 후타바는 치이카와 앞에 있다. 치이카와는 끝내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 침묵을 두고 용서라고 단정하면 영화가 남긴 긴장이 줄어든다. 치이카와가 두 사람을 위해 진실을 감췄다고 볼 수는 있다. 동시에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서 소중한 친구를 구하고 싶었을 거라는 마음이 스쳤을지 모른다. 영화는 그 속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침묵은 다정한 선택처럼 보이다가도, 인어와 세이렌에게는 어떤 선택이었는지 곱씹게 만든다.

이 대목에서 하치와레와 우사기의 존재도 중요하다. 치이카와가 지키고 싶은 친구들이 바로 곁에 있기 때문이다. 히토하가 후타바를 잃을까 두려워한 마음은 낯설지 않다. 그렇다고 그 마음만으로 히토하의 행동을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영화는 치이카와에게도 관객에게도 편한 판정을 내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

크레디트 뒤 장면이 바꾸는 마지막 인상

본편이 끝나면 두 친구가 무사히 떠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크레디트 뒤에는 다른 섬으로 달아난 히토하와 후타바, 그리고 그쪽으로 향하는 세이렌과 남은 인어들이 나온다. 세이렌이 결국 두 사람을 붙잡았는지는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두 사람이 확실히 벌을 받았다고 말하는 건 영화가 보여준 범위를 넘는다. 분명한 것은 섬을 떠났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장면 때문에 치이카와의 침묵도 전혀 다른 무게를 얻는다. 그 선택이 두 친구에게 잠깐의 시간을 벌어줬을 수는 있어도, 벌어진 일을 없애지는 못했다. 세이렌이 섬 주민을 더는 공격하지 않게 되더라도 인어를 잃은 슬픔과 두 친구를 향한 추적은 남는다. 축제처럼 보였던 이별 뒤로 이야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셈이다.

평소 치이카와의 짧고 포근한 일상을 좋아했다면 예상보다 무겁게 느낄 수 있다. 반면 귀여운 인물들이 어려운 선택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는지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오래 남을 영화다. 나는 마지막 장면보다 치이카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순간이 더 서늘했다. 친구를 아끼는 마음을 알아볼 수 있어서, 그 마음이 남긴 침묵까지 쉽게 편들 수는 없었다.

치이카와 영화 결말을 보고 귀여움이 무서워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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