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이 드라마가 왜 이제야 힘을 받는지 알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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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이 드라마가 왜 이제야 힘을 받는지 알겠더라

요즘 월화극을 챙겨보는 재미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클라이맥스> 7회는 꽤 오래 붙잡고 보게 만든 회차였습니다. 초반에는 인물들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피로감도 있었지만, 7회에 오니 이 작품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선명해졌습니다. 권력 싸움을 거창하게 포장하기보다, 사람을 모욕하고 돈줄을 죄고 관계를 흔드는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7회를 보지 않았다면 큰 흐름만 읽고, 세부 장면은 시청 뒤에 보는 편이 낫습니다.

7회는 추상아를 무너뜨리는 회차에 가깝다

이번 회차에서 가장 강하게 남는 장면은 역시 추상아가 이양미에게 모욕을 당하는 대목입니다. 단순히 말싸움에서 밀리는 장면이 아닙니다. 이양미는 추상아의 자존심을 직접 건드리고, 그 자존심이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하려 듭니다. 변기 속 골프공을 주워 오라는 식의 굴욕은 장면만 놓고 보면 자극적이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꽤 분명한 기능을 합니다. 이양미가 돈과 지위를 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품위를 빼앗는 방식까지 계산하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니까요.

하지원이 연기하는 추상아는 톱스타라는 껍질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런데 7회는 그 껍질이 얼마나 쉽게 벗겨질 수 있는지를 잔인하게 밀어붙입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보다 화려하지만, 권력의 뒷방에서는 보호막이 약합니다. 이 대비가 <클라이맥스>의 장점입니다. 유명세와 영향력이 곧 힘처럼 보이지만, 실제 판을 쥔 사람 앞에서는 협상 카드에 가까워집니다.

방태섭의 재기는 승리보다 생존에 가깝다

방태섭은 7회에서 다시 올라서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 인물의 재기는 통쾌한 역전이라기보다, 벼랑 끝에서 손톱으로 버티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주지훈의 연기는 여기서 과하게 분노를 터뜨리기보다, 분노를 삼키고 계산하는 쪽에 무게가 있습니다. 그래서 방태섭이 무언가를 결심하는 순간에도 시청자는 편하게 응원만 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건 주인공이 완전히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방태섭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판에 들어가고 싶어 한 사람입니다. 권력의 문법을 혐오하지만, 그 문법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올라갈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7회는 그 모순을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방태섭의 선택은 멋있다기보다 위험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계속 보게 됩니다.

이양미는 악역이라기보다 시스템의 얼굴이다

차주영이 연기하는 이양미는 7회에서 존재감이 더 짙어집니다. 보통 이런 장르에서 재벌가 인물은 돈 많은 악역으로 납작해지기 쉬운데, 이양미는 그보다 조금 더 차갑습니다. 상대를 흔드는 타이밍을 알고, 굴복시킬 때 필요한 말과 상황을 설계합니다. 그래서 장면마다 감정적 폭발보다 통제감이 먼저 보입니다.

특히 자금줄을 쥐고 압박하는 구도는 <클라이맥스>가 권력을 바라보는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검찰, 정치, 연예계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돈과 이미지, 약점이 한 테이블 위에 올라옵니다. 누가 더 선한가보다 누가 더 많은 패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드라마가 불편한 재미를 주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 정치 누아르의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 인물 간 기싸움과 대사 밀도를 즐기는 시청자에게 유리합니다.
  • 밝은 사이다극을 기대하면 7회는 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주지훈, 하지원, 차주영의 힘 싸이를 보는 재미가 큽니다.

7회가 중반부 터닝포인트로 보이는 이유

<클라이맥스>는 10부작 기준으로 보면 7회가 후반 진입부입니다. 그래서 이번 회차는 새로운 사건을 벌이는 데만 머물지 않고, 인물들의 관계를 다음 단계로 밀어 넣습니다. 방태섭과 추상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도 이전보다 설득력이 생겼습니다. 둘 다 잃은 것이 있고, 둘 다 상대를 완전히 믿을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집니다.

이런 관계가 좋은 건 로맨스적 감정보다 전술적 동맹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부부라는 설정이 있지만, 7회의 긴장은 애틋함보다 공범성에서 나옵니다. 둘이 서로를 구원한다기보다, 서로가 가진 상처와 욕망을 이용해 다시 판을 짜려는 느낌입니다. 이 지점이 성인 취향의 장르물로 꽤 괜찮게 작동합니다.

OTT로 몰아보기에도 꽤 잘 맞는 드라마

<클라이맥스>는 ENA 월화드라마로 방영됐고, OTT로 따라가는 시청자에게도 리듬이 나쁘지 않습니다. 회차마다 사건을 하나씩 던지는 방식이라 주 2회 편성으로 봐도 탄력이 있고, 몰아보면 인물들의 배신과 동맹이 더 촘촘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감정선을 오래 음미하는 드라마라기보다는, 계속 압박을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비슷한 취향을 찾자면 정치·검찰·재벌 카르텔이 얽힌 한국형 권력극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권하고 싶습니다. <내부자들>식의 거친 권력 냄새, <부부의 세계>처럼 관계가 무너지는 긴장감, 그리고 복수극 특유의 도파민을 적당히 섞어 놓은 쪽입니다. 완성도가 늘 고르게 정교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7회만큼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사건의 압력이 꽤 잘 맞아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7회는 <클라이맥스>가 단순히 자극적인 드라마로만 소비되기엔 아까운 지점을 보여준 회차였습니다. 인물들이 무너지는 방식이 노골적이고, 그래서 가끔은 불편합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이 작품의 온도이기도 합니다. 방태섭과 추상아가 어디까지 손을 더럽힐지, 그리고 이양미가 언제 처음으로 균열을 보일지 지켜보는 맛은 확실히 생겼습니다.

클라이맥스 7회 보고 나니, 이 드라마가 왜 이제야 힘을 받는지 알겠더라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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