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트 영화 결말을 다시 보니 금보다 사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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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트 영화 결말을 다시 보니 금보다 사람이 남았다

얼마 전 〈하이스트〉를 다시 보다가 마지막 트럭 장면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처음 볼 때는 누가 금을 가져갔는지만 궁금했는데, 다시 보니 조 무어가 끝내 누구를 믿지 못하게 됐는지가 더 오래 남더군요. 여기서 말하는 작품은 진 해크먼이 주연을 맡은 2001년 데이비드 마멧 감독의 〈하이스트〉입니다. 같은 영어 제목을 쓰는 2015년 영화 〈버스 657〉과는 다른 작품입니다.

이 글에는 금의 행방과 마지막 배신까지 담았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은퇴하려던 도둑이 마지막 일을 맡은 이유

조 무어는 보석상 털이 도중 얼굴이 감시 카메라에 찍히자 은퇴를 결심합니다. 아내 프랜과 배를 타고 떠날 생각이었죠. 그런데 훔친 보석을 처리해 주는 미키 버그먼이 몫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대신 비행기로 운송되는 금을 훔치는 일을 끝내라고 요구하고, 자기 조카 지미까지 팀에 끼워 넣습니다.

이 설정이 좋은 건 조가 처음부터 욕심에 눈이 멀어 큰 판을 벌이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그만둘 이유가 생겼고, 그만두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돈줄을 쥔 버그먼은 그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죠. 지미는 조의 경험을 얕보고 프랜에게 접근합니다. 범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팀 안에는 불신이 자리 잡습니다.

비행기에서 훔친 금은 어디로 갔나

공항에서 조 일행은 보안 요원인 척 비행기를 멈춰 세우고 금을 빼냅니다.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밴이 눈에 띄지만, 조가 준비한 진짜 이동 경로는 따로 있습니다. 지미가 조를 배신하고 프랜과 함께 밴을 가져갔을 때, 그 안의 숨겨진 공간에는 금 대신 금속 와셔가 들어 있습니다.

조는 이후 다시 비행기로 돌아가 미리 실어 둔 화물을 반출합니다. 실제 금은 그 화물 속에 숨겨져 있었죠. 훔치는 순간만큼이나 훔친 뒤 무엇을 평범한 화물처럼 보이게 할지가 중요했던 겁니다. 영화가 공항 장면에서 복잡한 동선과 여러 대의 차량을 보여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관객은 지미처럼 눈앞의 밴을 따라가지만, 조는 그 시선을 이용합니다.

그렇다고 조의 계획이 흠 없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버그먼은 동료 핑키를 붙잡아 금의 행방을 캐묻고, 핑키는 조에게 위험을 알린 뒤 목숨을 잃습니다. 조가 금을 지키는 데 성공해도 이미 치른 대가는 큽니다.

배 위의 금빛 난간도 미끼였다

버그먼 일당은 조의 배에 금이 있다고 믿고 찾아옵니다. 금빛 난간을 보고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시 조가 남겨 둔 속임수입니다. 숨어 있던 바비가 가세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조는 버그먼을 죽입니다. 지미와 프랜은 그 자리를 떠나고요.

이 대목에서 통쾌함만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조에게 버그먼은 돈을 빼앗으려는 적이었지만, 핑키는 함께 일하던 동료였습니다. 난간의 속임수로 살아남은 조가 핑키까지 되돌릴 수는 없죠. 〈하이스트〉는 계획을 성공시킨 사람에게도 손실이 남는다는 사실을 짧게 보여줍니다.

마지막 트럭이 보여준 조의 승리와 상실

끝까지 헷갈리는 건 프랜의 마음입니다. 프랜은 버그먼 앞에서 조를 살려 달라고 하지만, 마지막에는 지미와 함께 조에게 총을 겨누고 금이 실렸다고 믿는 트럭을 가져갑니다. 영화는 프랜이 언제부터 지미 편이었는지 또렷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지막 선택만큼은 분명합니다. 프랜은 조와 떠나지 않습니다.

조는 다른 트럭에 남습니다. 차량이 움직일 때 검게 칠한 막대 하나가 차고 문에 긁혀 안쪽의 금빛이 드러나죠. 조가 덮개를 들추자 진짜 금괴가 보입니다. 프랜과 지미가 가져간 트럭은 마지막 미끼였고, 금은 조의 손에 남은 셈입니다. 조가 미소를 짓는 이유는 알 만합니다. 자신을 배신하려던 사람들의 다음 행동까지 읽어 냈으니까요.

그런데 이 장면을 완전히 행복한 끝으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조는 금을 얻었지만 함께 떠나려던 프랜과 동료 핑키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하이스트 영화 결말의 재미는 단순히 마지막 반전을 맞히는 데 있지 않습니다. 조의 노련함에 감탄한 직후, 그가 혼자 트럭을 몰고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데 있죠.

〈오션스 일레븐〉처럼 팀의 호흡이 만드는 쾌감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는 꽤 차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 한마디의 속뜻을 의심하고, 누가 누구보다 한 수 앞서 있는지 따라가는 범죄극을 좋아한다면 잘 맞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남은 금빛보다 조 옆의 빈자리가 더 기억납니다.

하이스트 영화 결말을 다시 보니 금보다 사람이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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