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액션 영화 추천을 부탁받고 다섯 편을 골랐다

얼마 전 친구가 액션 영화 한 편만 골라 달라고 했는데, 먼저 물은 건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라 그날의 기분이었다. 같은 액션이라도 누군가는 총격전보다 인물 사이의 의심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이야기가 단순해도 쉴 틈 없는 추격을 원한다. 최근 공개된 작품 가운데 그 차이가 또렷한 다섯 편을 골랐다. 아래에는 출발점만 적었고, 반전이나 결말은 건드리지 않았다.
사람을 못 믿는 긴장이 좋다면
더 립
2026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다. 마이애미 경찰팀이 은신처에서 거액의 현금을 발견한 뒤, 같은 편이던 사람들 사이에 의심이 번진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함께 출연하지만, 이 영화의 재미는 두 스타가 얼마나 멋지게 싸우느냐보다 누가 누구를 믿을 수 있느냐에 있다. 돈을 발견한 장소를 벗어나기도 전에 팀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설정이 꽤 효과적이다.
총격만 이어지는 작품을 기대하면 초반에는 대화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범죄 영화에서 인물의 표정과 말투를 따라가는 걸 좋아한다면 1시간 55분이 빠르게 간다. 누가 수상한지 미리 찾아보면 재미가 줄어드는 유형이라, 예고편 이상의 정보 없이 시작하는 편이 좋다.
에이펙스
같은 넷플릭스 작품이어도 긴장의 방향은 다르다.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여성이 호주의 거친 자연에서 위험한 추적자와 맞선다. 더 립이 좁은 인간관계에서 압박을 만든다면, 에이펙스는 탁 트인 장소에서도 숨을 곳이 없다는 감각으로 밀어붙인다. 약 1시간 38분으로 길지 않아 한 번 앉으면 끝까지 보기에도 좋다.
상실을 겪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단순한 술래잡기만 기대할 작품은 아니다. 다만 추격과 생존이 앞에 놓인 영화라 조용한 심리극을 원하는 날에는 피하는 편이 낫다. 숲과 절벽을 오가는 움직임, 쫓기는 사람의 판단을 지켜보는 재미를 찾는 사람에게 맞는다.
생각할 틈 없이 밀어붙이는 액션이라면
워 머신
앨런 리치슨이 주연한 2026년 넷플릭스 영화. 육군 레인저 선발 과정의 마지막 훈련이 예상 밖의 생존전으로 바뀐다. 약 1시간 49분 동안 목표가 분명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낯선 위협의 정체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훈련 중인 대원들이 처한 불리함은 바로 이해된다.
군사 훈련의 긴장과 공상과학 액션이 만나는 지점이 취향을 가른다. 현실적인 전술 영화만 좋아한다면 중반 이후의 방향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압도적인 상대를 두고 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맛을 좋아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위협의 모습이나 후반 전개는 검색하지 말고 바로 보는 쪽을 권한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액션을 찾는다면
더 레킹 크루
2026년 1월 프라임 비디오에 공개된 액션 코미디다. 제이슨 모모아와 데이브 바티스타가 사이가 멀어진 이복형제로 나온다. 아버지의 수상한 죽음을 계기로 다시 만나면서 사건에 휘말린다. 두 배우의 체격만 보면 묵직한 격투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이 작품을 고를 이유는 서로 다른 성격의 형제가 부딪치는 호흡에 있다.
범죄의 진상을 촘촘히 추리하는 영화보다는 소란스러운 동행에 가깝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보며 중간중간 웃을 영화를 찾는 날에 어울린다. 반면 냉정하고 어두운 액션을 원한다면 더 립이나 에이펙스가 낫다. 액션 영화의 긴장을 좋아하지만 계속 심각한 분위기는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큰 화면과 속도감이 먼저라면
F1 더 무비
2025년 작품인 F1 더 무비는 위의 네 편과 싸움의 방식부터 다르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베테랑 드라이버가 어려움에 빠진 팀으로 돌아와 젊은 선수와 함께 달린다. 주먹이나 총 대신 차의 속도, 추월의 타이밍, 팀 안의 경쟁이 액션을 만든다. 약 2시간 35분으로 가장 길지만, 레이스 장면의 소리와 화면이 그 시간을 끌고 간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비교적 익숙하다. 그래서 예측하기 어려운 반전을 찾는 사람보다 극장 같은 시청 경험을 원하는 사람에게 더 잘 맞는다. 애플 TV에서 볼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화면과 소리가 넉넉한 환경에서 보는 편이 좋다. 레이싱 규칙을 몰라도 베테랑과 신예 사이의 긴장은 따라갈 수 있다.
오늘 밤 한 편만 고른다면 기준은 간단하다. 인물의 속내가 궁금하면 더 립, 쫓고 쫓기는 생존전이면 에이펙스, 쉬지 않는 충돌이면 워 머신이다. 웃음이 필요하면 더 레킹 크루, 화면에 푹 잠기고 싶으면 F1 더 무비가 어울린다. OTT 제공 여부는 지역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재생 전에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한 번 확인하면 된다. 액션 영화는 장면의 크기보다 지금 내 기분과 속도가 맞을 때 오래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