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영화 애니를 다시 골라봤더니 취향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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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영화 애니를 다시 골라봤더니 취향이 갈렸다

12월이면 크리스마스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애니메이션을 골라 달라는 부탁에는 늘 한 번 더 묻게 된다. 아이와 함께 볼 건지, 혼자 조용히 볼 건지에 따라 같은 눈 내리는 장면도 전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별점보다 그날의 기분이 더 쓸모 있는 기준일 때가 있다. 아래 작품은 이야기의 출발점만 소개한다. 반전을 알 만한 내용은 적지 않았다.

온 가족이 함께 본다면 클라우스와 그린치

한 편만 고르라면 나는 먼저 클라우스를 권한다. 말썽 많은 우체부 예스퍼가 외딴 마을에 배치되고, 장난감 장인 클라우스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움직인다. 익숙한 산타 이야기를 새로 풀어낸 방식이 영리하다. 처음부터 모두가 다정한 마을이 아니라서, 작은 친절이 퍼지는 과정에도 무게가 실린다. 손으로 그린 듯한 화면은 겨울밤의 불빛을 유난히 따뜻하게 보이게 한다.

다만 시작부터 포근한 축제 분위기만 기대했다면 초반의 다툼이 조금 거칠게 느껴질 수 있다. 그 구간을 지나면 아이에게는 편지와 선물의 이야기로, 어른에게는 관계가 바뀌는 이야기로 남는다. 감동이 필요한 가족 영화 한 편을 찾는다면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다.

조금 더 가볍고 부산한 쪽은 2018년 애니메이션 그린치다. 크리스마스의 흥겨움이 못마땅한 그린치가 마을의 축제를 훔치려 든다. 장난과 색감이 앞서고, 인물의 감정도 쉽게 읽힌다. 아이와 웃으며 보기에는 편하지만 클라우스처럼 차근차근 쌓이는 여운을 기대하면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두 작품 중 고르기 어렵다면 차분한 감동에는 클라우스, 경쾌한 웃음에는 그린치가 맞다.

요즘 가족 이야기가 더 끌린다면 그해 크리스마스에는

그해 크리스마스에는은 큰 눈보라 때문에 모두의 계획이 어긋난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산타 한 사람의 임무보다 아이들, 부모, 이웃이 각자의 크리스마스를 맞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혼자 시간을 보내고, 또 누군가는 가족과 마음이 엇갈린다. 축제날이라고 모두 같은 표정일 수는 없다는 걸 이 영화는 꽤 다정하게 받아들인다.

등장인물이 여럿이라 한 사람을 오래 따라가는 서사를 좋아한다면 조금 산만할 수 있다. 반대로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각자 마음에 남는 인물을 찾기에는 좋다. 이미 유명한 크리스마스 애니를 여러 번 봤다면 새로운 연말 풍경을 만나는 느낌도 있다. 아이에게는 눈보라 속 소동이, 어른에게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하루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남을 것이다.

시간이 짧거나 뮤지컬이 좋다면

긴 영화를 틀기 부담스러운 저녁에는 로빈 로빈을 고른다. 생쥐 가족에게 자란 새 로빈이 자신만의 자리를 찾으려는 스톱모션 작품이다. 인형의 털과 작은 소품이 손에 잡힐 듯해서, 짧게 봐도 겨울 풍경이 오래 남는다. 노래가 이야기를 이끄는 편이라 조용한 대사극을 기대했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어린아이와 함께 보거나 잠들기 전 한 편만 보고 싶은 날에 특히 어울린다.

노래가 좋지만 조금 더 큰 이야기를 원한다면 스크루지: 크리스마스 캐럴도 후보에 넣을 만하다. 이기적인 스크루지가 과거와 미래를 마주하는 익숙한 이야기를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줄거리를 이미 알아도 음악과 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유령이 등장하고 후회를 마주하는 장면이 있어, 무서운 분위기에 예민한 어린아이와 본다면 로빈 로빈 쪽이 더 편안하다.

달콤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밤에는 크리스마스 악몽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은 제목만 보고 공포 영화를 예상하기 쉽다. 실제로는 할로윈 마을의 잭이 크리스마스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스톱모션 뮤지컬이다. 삐뚤어진 장식, 기묘한 주민들, 귀에 남는 노래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반짝이는 트리와 선물만 반복되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물릴 때 꺼내기 좋다.

공식 관람 등급과 별개로 해골과 괴물의 모습이 어린아이에게는 무섭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보는 첫 크리스마스 영화보다는, 독특한 그림과 노래를 즐기는 사람에게 권한다. 넷플릭스에서는 클라우스·그린치·그해 크리스마스에는·로빈 로빈·스크루지의 공식 작품 페이지를, 디즈니+에서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작품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재생 가능 여부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보기 직전에 앱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내가 연말에 다시 찾는 작품은 그날 함께 앉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웃고 싶은 가족에게는 그린치를, 조용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싶은 밤에는 클라우스를 고른다. 같은 크리스마스 풍경이어도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보느냐에 따라 오래 남는 장면은 달라진다.

크리스마스 영화 애니를 다시 골라봤더니 취향이 갈렸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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