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 추천 100편을 추리다 밤을 새웠다

영화를 1000편 넘게 보고도 주말 밤이면 재생 버튼 앞에서 한참 망설인다. 액션 영화가 보고 싶다는 말 안에도 취향이 갈리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필요한 날이 있고, 추격전의 속도가 좋은 날이 있다. 그래서 액션 영화 추천 100편을 다섯 갈래로 나눴다. 제목마다 길게 줄거리를 붙이는 대신, 어떤 기분일 때 고르면 좋을지 짚었다. 큰 줄거리 스포일러는 없다.
몸싸움의 리듬이 보고 싶은 날 20편
카메라가 움직임을 따라가고, 한 번의 타격에도 무게가 실리는 영화들이다. 잔혹한 장면에 약하다면 이 묶음에서는 이소룡보다 성룡의 활극에 가까운 작품부터 고르는 편이 편하다.
- 존 윅 · 존 윅 리로드 · 존 윅 3 파라벨룸 · 존 윅 4 · 노바디: 말보다 동선으로 캐릭터를 보여준다. 정교하게 짜인 총격과 격투를 좋아한다면 순서대로 볼 만하다.
- 레이드 첫 번째 습격 · 레이드 2 · 옹박 두 번째 미션 · 톰 얌 꿍 · 헤드샷: 근접전의 밀도가 높다. 특히 레이드 두 편은 숨 돌릴 틈이 적고 폭력 수위도 높다.
- 아토믹 블론드 · 익스트랙션 · 익스트랙션 2 · 밤이 온다 · 킬: 긴 호흡의 전투 장면을 찾는 사람에게 맞는다. 가볍게 틀어놓을 영화는 아니다.
- 엽문 · 엽문 2 · 정무문 1994 · 취권 2 · 폴리스 스토리: 동작의 개성과 배우의 몸 쓰는 맛이 선명하다. 잔혹함보다 무술의 리듬을 즐기고 싶을 때 좋다.
속도를 올려주는 추격과 범죄 액션 20편
여기서는 주먹보다 차량, 공간, 시간 압박이 긴장을 만든다. 다만 드라이브와 히트는 액션 장면 사이의 정적까지 즐겨야 제맛이다. 쉬지 않고 달리는 영화만 기대했다면 매드 맥스나 스피드가 더 잘 맞는다.
-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 · 베이비 드라이버 · 드라이브 · 로닌: 자동차가 장면의 주인공인 영화들이다. 같은 추격전이라도 폭주, 음악, 침묵의 맛이 다르다.
- 히트 · 콜래트럴 · 크리미널 스쿼드 · 타운 · 폭풍 속으로: 범죄자와 쫓는 사람 사이의 긴장을 좋아한다면 이 줄이 좋다. 인물에 마음이 가야 총격도 오래 남는다.
- 스피드 · 프렌치 커넥션 · 본 아이덴티티 · 본 슈프리머시 · 본 얼티메이텀: 제한된 시간과 끈질긴 추적이 재미의 중심이다. 본 시리즈는 세 편을 이어 보면 변화가 더 또렷하다.
-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탑건 매버릭: 큰 화면에서 빛나는 스턴트와 속도감이 필요할 때 고른다.
작전이 꼬일수록 재미있는 첩보와 전쟁 액션 20편
잠입 작전이 좋은지, 전장의 압박이 좋은지에 따라 고르면 실패가 적다. 전쟁을 다룬 작품은 통쾌함보다 소음과 공포를 오래 남기기도 한다. 피곤한 밤이라면 앞의 첩보 영화부터 권하고 싶다.
- 카지노 로얄 · 스카이폴 · 노 타임 투 다이 · 골든아이 · 리빙 데이라이트: 같은 제임스 본드라도 시대에 따라 호흡이 달라진다. 진지한 인물극을 원하면 카지노 로얄이 좋은 출발점이다.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맨 프롬 엉클 · 트루 라이즈 · 솔트 · 한나: 첩보물에 유머나 독특한 색감을 곁들인 영화들이다. 빠르고 가벼운 쪽은 킹스맨과 트루 라이즈다.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 제로 다크 서티 · 13시간 · 블랙 호크 다운 · 론 서바이버: 작전이 길어질수록 긴장도 짙어진다. 시카리오와 제로 다크 서티는 액션의 양보다 불안한 분위기로 끌고 간다.
- 덩케르크 · 1917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퓨리 · 허트 로커: 전쟁을 서로 다른 거리에서 보여준다. 몰입감은 크지만 보고 난 뒤 마음이 무거울 수 있다.
상상력까지 크게 쓰는 SF와 히어로 액션 20편
현실의 규칙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손이 가는 작품들이다. 설정을 이해하는 재미까지 원한다면 인셉션과 테넷, 설명보다 돌진하는 쾌감을 원한다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편하다.
- 터미네이터 · 터미네이터 2 · 에이리언 2 · 프레데터 ·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강한 적을 상대로 버티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작품의 화면 질감까지 즐길 수 있다면 첫 네 편이 특히 좋다.
- 매트릭스 · 매트릭스 2 리로디드 · 인셉션 · 테넷 · 루퍼: 액션 장면에 규칙 하나를 더 얹는다. 복잡한 설정이 부담스러운 날에는 매트릭스부터 보는 게 편하다.
- 저지 드레드 · 로보캅 · 토탈 리콜 · 마이너리티 리포트 · 업그레이드: 미래의 기술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볼거리다. 저지 드레드와 업그레이드는 폭력 수위를 확인하고 고르자.
- 다크 나이트 · 다크 나이트 라이즈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히어로물 안에서도 범죄극, 첩보극, 애니메이션의 즐거움이 각각 살아 있다.
한국 영화로 고르고 싶을 때 20편
익숙한 거리와 말투가 액션의 온도를 바꾼다. 가볍게 웃으며 보고 싶다면 범죄도시나 엑시트 쪽이 낫고, 어둡고 거친 영화를 원한다면 아저씨와 악녀가 더 가깝다.
- 아저씨 · 달콤한 인생 · 악녀 · 범죄도시 · 범죄도시 2: 복수극의 쓸쓸함에서 형사물의 호쾌함까지 폭이 넓다. 앞의 세 편은 특히 거칠다.
- 범죄도시 3 · 범죄도시 4 · 공조 · 공조 2 인터내셔날 · 베테랑: 익숙한 인물과 유머가 액션을 이끈다. 무거운 이야기를 피하고 싶은 저녁에 고르기 쉽다.
- 베를린 · 헌트 · 강철비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모가디슈: 국경과 정치적 긴장이 움직임의 이유가 된다. 추격전뿐 아니라 인물의 선택을 따라가고 싶을 때 맞는다.
- 부산행 · 늑대사냥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검객 · 엑시트: 좀비, 서부극, 사극, 재난물로 취향을 넓혀준다. 늑대사냥은 유혈 장면이 많고, 엑시트는 가족과 보기에도 한결 편하다.
100편을 한 줄로 세워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다. 같은 사람도 어느 날은 존 윅의 정확한 동작이 좋고, 어느 날은 모가디슈의 긴 탈출이 더 오래 남는다. 지금 필요한 것이 속도인지, 긴장인지, 웃음인지 먼저 고르면 재생 버튼까지의 시간이 꽤 짧아진다.
